누가 먼저 가라는 말 없이
발끝만 내려다보던 오후
괜찮은 척 웃는 연습보다
거절하는 연습이 필요해
가고 싶지 않은 모임에는
오늘 처음 못 간다고 했어
세상이 잠깐 조용해져도
내 마음은 더 크게 들리네
나를 기다려 준 건 나야
신호가 없어도 건너갈래
Step by step, 어깨를 펴고
내가 고른 길에 이름을 써
다정함과 참는 건 다르지
그걸 이제 조금 알 것 같아
네가 내게 무심했던 날도
내 탓으로 접어 두곤 했어
가방 안의 오래된 우산처럼
내 편을 너무 늦게 꺼냈지
손을 들어 나를 알려 줄게
작은 목소리도 목소리니까
나를 기다려 준 건 나야
신호가 없어도 건너갈래
Step by step, 어깨를 펴고
내가 고른 길에 이름을 써
너를 밀어내려는 게 아냐
나도 여기 있다고 말할 뿐
같이 걷고 싶다면 내 속도를
한 번쯤은 물어봐 주겠니
나를 기다려 준 건 나야
신호가 없어도 건너갈래
Step by step, 어깨를 펴고
내가 고른 길에 이름을 써