문 닫은 세탁소 유리창에
노란 불이 아직 남아 있어
맡겨 놓은 겨울 코트처럼
끝낸 말도 여기 두고 왔어
보풀 하나까지 떼어 주시던
그 손길이 오늘따라 그리워
지울 수 있는 얼룩도 있지만
그대로 입어야 할 날도 있지
접힌 마음을 다시 펴 보면
우리 살던 계절 냄새가 나
깨끗해지려 애쓰지 않을래
주름진 채로도 나는 나니까
찾아가지 않은 옷들 사이
내 이름을 조용히 불러 보네
괜찮은 사람으로 보이려고
입지 못할 말도 걸쳤었어
따뜻한 게 내겐 필요했는데
예쁜 것만 자꾸 골랐나 봐
어깨에 꼭 맞지 않던 사랑
벗어 놓고 이제 돌아갈래
접힌 마음을 다시 펴 보면
우리 살던 계절 냄새가 나
깨끗해지려 애쓰지 않을래
주름진 채로도 나는 나니까
내일 아침 다시 문이 열리면
코트 하나 찾아 집으로 갈게
햇볕에 걸어 둔 다음에는
나를 닮은 향을 뿌릴 거야
접힌 마음을 다시 펴 보면
우리 살던 계절 냄새가 나
깨끗해지려 애쓰지 않을래
주름진 채로도 나는 나니까