세 시 반 알람보다 먼저 떠진 눈
잠든 골목에 운동화 끈을 묶어
현관 앞 상자를 가지런히 두고
깨지 않을 만큼만 벨을 눌러
누군가의 아침을 먼저 만나고
내 아침은 조금 뒤로 밀어 놔
엘리베이터 거울 속 피곤한 얼굴
그래도 똑바로 한번 바라봐
새벽을 건너 네 문 앞까지
작은 하루를 가져다줄게
해가 뜨기 전 내가 지나가도
이 길 위엔 내 발자국이 남아
비가 오면 상자부터 품에 안아
젖은 소매는 차 안에서 말려
오늘도 고맙다는 메모 한 장
접어 둔 영수증 옆에 넣어
아이는 아빠 밤엔 어디 가냐고
묻다 잠들어 작은 손을 놓네
대단한 꿈을 말하지 못해도
지켜 주고 싶은 아침이 있어
새벽을 건너 네 문 앞까지
작은 하루를 가져다줄게
해가 뜨기 전 내가 지나가도
이 길 위엔 내 발자국이 남아
마지막 골목 끝 편의점 불빛
뜨거운 국물에 손끝이 풀려
누구도 보지 않던 나의 새벽에
오늘은 내가 수고했다 말해
새벽을 건너 네 문 앞까지
작은 하루를 가져다줄게
해가 뜨기 전 내가 지나가도
이 길 위엔 내 발자국이 남아