두 자리 예매한 버스 안에
한 사람의 짐을 나눠 놓고
습관처럼 창가를 비워 뒀다
이제 내가 앉아도 되는데
너를 잃은 일보다 어려운 건
혼자 편해지는 법을 배우는 것
기댈 어깨 없는 유리창도
생각보다 그렇게 차갑진 않아
옆자리의 빈칸을 남겨 둬
지금 당장 채우지 않아도 돼
새로운 풍경이 들어올 만큼
내 마음에 창을 하나 낼게
터널 끝에 바다가 보이니까
너를 깨울 뻔하다 웃어 버려
사진을 한 장 찍어 두고서는
누구에게 보낼까 고민 안 해
나만 보고 지나가는 풍경도
분명히 나의 여행인 거니까
함께여야 완성된다 믿었던
길 위에서 나를 다시 만나
옆자리의 빈칸을 남겨 둬
지금 당장 채우지 않아도 돼
새로운 풍경이 들어올 만큼
내 마음에 창을 하나 낼게
휴게소에서 물을 하나 사고
멀리 떠난 버스를 찾아 걸어
내가 앉을 자리를 기억하는
그런 사람이 나면 좋겠어
옆자리의 빈칸을 남겨 둬
지금 당장 채우지 않아도 돼
새로운 풍경이 들어올 만큼
내 마음에 창을 하나 낼게